​​ 차우인운(次友人韻) 이황

차우인운(次友人韻) 이황

 

차우인운(次友人韻 )  이황


性癖常耽靜    

성벽상탐정

形骸實怕寒    

형해실파한

松風關院聽    

송풍관원청

梅雪擁爐看    

매설옹로간

世味衰年別    

세미쇠연별

人生末路難    

인생말로난

悟來成一笑    

오내성일소

曾是夢槐安    

증시몽괴안

 

 

항상 조용함을 즐김이 나의 성벽

체구는 허약하여 추위도 못 참는다네.

솔바람 소리 들으며

눈 쌓인 매화나무 화로 끼고 본다오.

세상의 묘미는 노년에 남다르고

인간의 삶이란 말로가 어렵다네.

깨달으면 모든 일 한 바탕 웃음거리

난 지난날 허망한 꿈을 꾸고 있었다네.

 

 

 

 

차운(次韻)이란 남이 지은 시(詩)의 운자(韻字)를 따서 시를 짓는 것을 말하며 이 시의 제목인 차우인운이란 친구의 운을 빌리다 정도의 뜻이 됩니다.

 

이황은 화답 요청을 하는 친구에게 자신은 조용한 것을 좋아하고 몸이 마른 체질이기 때문에 추위를 싫어하고 문들 닫은 채로 소나무 사이로 부는 겨울바람 소리를 들으며, 화로를 끼고 앉아 눈 내린 매화를 구경한다고 했습니다.

글에서 마치 하나의 동양화를 보는 듯한 노년의 또 다른 여유와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시입니다.

 

요즘은 '노인은 많지만 어른은 없다'라는 회자되는 구절에 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청춘이 끝났다고 해서 인생이 끝난 것이 아니듯 나이를 먹어갈수록 사람답게 사는 것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나이를 먹어갈수록 늙는다는 것에 두려움이 있기 마련이지만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닌 것이 인생사라는 사실을 실감합니다. 끊임없이 변해가는 인생사는 그래서 관 뚜껑을 덮는 그 순간까지 끊임없이 각성하고 자신을 되돌아봐야 하나 봅니다.

추하게 늙어가지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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