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인부령화(爲人賦嶺花) 박제가 - 200년의 교감

위인부령화(爲人賦嶺花) 박제가 - 200년의 교감

 

 

 

위인부령화(爲人賦嶺花)  박제가

 

毋將一紅字

무장일홍자

 

泛稱滿眼花

범칭만안화

 

花鬚有多少

화수유다소

 

細心一看過

세심일간과

 

 

붉을 홍이라는 한 글자만 가지고
온갖 꽃들을 통틀어 말하지 말라
꽃술도 많고 적은 차이가 있는 법이니
세심하게 하나하나를 살펴보아야 하리

 

 

 

박제가(朴齊家)는 조선 후기 북학파 실용주의의 거두입니다.
서자 출신이었던 박제가는 언덕 위에 핀 들꽃을 보면서 겉으로 보이는 규격만 따지는 그런 체제가 싫었던 모양입니다.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고 식견이 뛰어나도 넘을 수 없는 벽이 되어버린 서자라는 유교적인 굴레가 한스러웠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박제가의 위인부령화(爲人賦嶺花)는 그 이후 200여 년이 지난 후에 발표된 나태주 시인의 풀꽃과 상당히 비슷한 교감을 가진 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나태주 시인의 풀꽃은 다음과 같습니다.

아마도 둘의 공통점은 겉치레보다는 내면을, 껍데기보다는 알맹이를, 격식보다는 실용을 보라는 의미가 아닌가 합니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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