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래키에이션을 통해 본 걷기 운동과 뇌 건강

브래키에이션을 통해 본 걷기 운동과 뇌 건강

약 2,500만 년전, 유인원과 인류의 공통 조상은 원숭이의 진화계보에서 갈라져 나왔습니다.

이 초기 유인원은 사촌 격인 원숭이처럼 나무위에서 살았지만, 몸집이 더 크고 무겁고 둔해서 항상 나뭇가지에서 떨어질 위험에 시달렸습니다.

그들은 이 문제를 해결할 매우 합리적인 해법을 찾는데, 작은 원숭이처럼 균형을 잡고 있지는 못하므로 머리 위의 가지를 꽉 잡아 손으로 체중을 지탱하는 시간을 늘린 것 이었습니다. 효과가 좋았던 이 전략은 수백만년에 걸쳐 천천히 진화해 오늘날의 긴팔원숭이들처럼 팔을 바꾸어가며 빠르게 나무에서 나무로 이동하는 능력으로 발전했습니다.
이러한 이동 형태를 브래키에이션(brachiation)이라고 합니다.

 

긴팔 원숭이

 

브래키에이션은 대단히 복잡한 이동방식입니다.

A지점에서 B 지점으로 안전하게 이동하려면 모호한 행동 계획만으로는 부족하며, 안정감 있게 나무 사이를 옮겨 다니려면 행동의 결과를 정확히 이해하고 움직여야 합니다.

즉, '손으로 여길 잡고 휙 움직이면 저쪽에 닿고... 저 가지는 내 체중을 지탱하지 못하니까 여기를 잡고...' 와 같은 생각과 계산을 엄청나게 짧은 찰나의 순간에 모두 진행해야 합니다. 이런 일이 가능하다는 것은 공중에 있는 동안 계획을 만들고 수정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영국 더럼대학교 진화인류학 교수인 로버트 바턴 교수는 2014년 발표한 논문을 통해 이러한 새로운 기술을 뒷받침하는 추가적인 두뇌회로의 발전으로 우리 조상들은 신체적 능력이 항상되었을 뿐 아니라, 뛰어난 정신적 능력의 기반까지 얻게 되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엄청나게 빠른 움직임을 책임지는 회로망은 쪼글쪼글한 피질이 아닌 소뇌에서 발견되는 데, 소뇌는 뇌의 바닥에 매달려 있는 것처럼 보이는 콜리플라워 모양(브로콜리 모양)의 작은 영역입니다. 초기 유인원들이 나무 사이를 옮겨 다니기 시작할 때쯤, 소뇌는 커지기 시작해서 피질과 비교해 불균형일 정도로 커졌습니다. 이 추세는 대형 유인원의 진화 내내 계속 됐고, 현생인류 쪽으로 갈라진 가지에서는 그 속도가 더욱더 빨라지게 되었습니다.

 

소뇌 위치

 


바턴의 이론은 브래키에이션이 움직임, 거리의 계산과 미래 결과의 예측, 앞을 내다보는 계획, 높은 곳에서 떨어질 가능성에 관한 두려움을 한데 묶으면서, 언어와 수의 규칙을 이해하는 것에서부터 간단한 도구를 만들고 이야기를 만들고, 달나라까지 갔다가 돌아올 방법을 알아내는 것에 이르는 모든 방식의 연속적 사고가 기능해졌다고 주장합니다.

 

결국 이 이론이 합리적이라고 가정한다면 걷기 운동을 포함한 운동들이 단순히 신체적 운동능력이나 근력만을 향상시켜주는 것이 아니라, 두뇌의 운동을 수반하게 되고 그 결과 더욱더 건강한 뇌를 만들어 주는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합니다.

우리가 걷기 운동을 하면서 중심과 균형을 유지하고 물 웅덩이나 돌뿌리는 피해서 걷는 찰나의 순간에 일어나는 엄청난 계산은 브레키네이션에서의 팔이 단지 다리로 바뀐 것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날이 춥지만 당장 밖으로 나가서 맑은 공기를 들이마시고 힘차게 숲속을 걸어 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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